제8장 비판적 읽기: 정의의 형태와 하트 이론의 재구성

이 자료는 제8장 강독 이후 사용하는 비판적 읽기자료다. 하트의 본문을 먼저 읽고, 제8장 사전 가이드제8장 번역문을 확인한 뒤 읽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의와 공정성의 관계, Hart와 Rawls 사이의 왕복 영향, 제8장의 정확한 학술사적 기여는 제8장 보충 읽기: 하트, 롤즈, 공정성에서 별도로 다룬다.

이 글은 두 질문을 연결한다.

  1. 분배적 정의, 교정적 정의, 응보적 정의는 왜 모두 정의라는 이름 아래 놓이는가?
  2. 하트의 제8장에 대한 타시오울러스, 가드너, 레슬리 그린의 비판은 『법의 개념』 전체 이론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수정하게 하는가?

본문의 문헌 해설과 이 자료의 종합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특정 저자의 견해는 그 저자의 이름 아래 제시한다. 종합 판단은 여러 문헌을 토대로 이 자료가 재구성한 결론이다.

1. 핵심 판단

정의의 전통에는 모두가 합의하는 닫힌 이원론이나 삼원론이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배적 정의와 교정적 정의는 강력한 구조적 이원론이지만, 모든 정의 용법의 완전한 목록은 아니다. 현대의 분배적·교정적·응보적 정의 구분도 사회제도의 주요 과업을 구별하는 데 유용하지만, 절차적 정의와 회복적 정의까지 배제하는 완결된 종분류는 아니다.1

그럼에도 이질적으로 보이는 논의들이 모두 정의라는 이름 아래 놓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의 판단은 대체로 다음 구조를 가진다.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일정한 근거에 따라 어떤 대우를 받을 지위를 가지며, 다른 사람이나 제도는 그 지위를 자의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침해가 있으면 그 관계에 맞는 방식으로 응답해야 한다.

분배는 그러한 지위를 구성하거나 배정한다. 교정은 잘못으로 훼손된 당사자 관계를 복구한다. 응보는 유책한 공적 잘못에 어떤 비난과 강제가 적합한지를 규율한다. 이들은 하나의 실체를 세 조각으로 나눈 종들이라기보다, 지위·청구·응답의 문법이 서로 다른 관계와 시간대에서 작동하는 방식들이다.

하트는 이 문법의 일부를 평등과 비례, 같은 사례들은 같게 취급하라는 공식으로 포착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정의와 자선의 차이, 피해자의 권리, 응보적 응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후대 비판은 하트의 사회적 법 존재론을 폐기하기보다, 법이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관한 이론과 법이 왜 정의롭거나 구속적인가에 관한 이론의 관할을 더 분명하게 나눈다.

2. 왜 하나의 우산 아래 있는가

2.1 평등과 비례

아리스토텔레스와 하트의 계열에서 정의의 공통형식은 사람들 사이의 균형 또는 비례를 유지하고, 교란되면 이를 회복하는 데 있다. 분배에서는 사람과 몫 사이의 비례가, 교정에서는 이익과 손실 사이의 균형 회복이 문제 된다. 하트는 이를 같은 사례들은 같게, 다른 사례들은 다르게 취급하라는 공식으로 정리한다.23

이 설명은 정의가 왜 비교와 불편부당성에 민감한지 잘 보여 준다. 그러나 다음 두 사례에서는 부족하다.

  • 모든 폭행 피해자에게 똑같이 손해배상을 거부하는 법은 일관적이지만 여전히 부정의할 수 있다.
  • 자선가가 일정한 기준으로 장학금을 일관되게 배분하더라도, 그 기준이 곧 정의의 원칙인 것은 아니다.

평등과 비례는 정의의 중요한 형식 또는 기본 추정이지만, 누구에게 무엇이 실제로 마땅한지를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2.2 각자의 몫과 권리

로마법과 자연법 전통의 또 다른 공식은 각자에게 그의 몫을 돌려주는 것이다. 타시오울러스는 이 전통이 하트가 거의 다루지 않은 권리의 지향성을 드러낸다고 본다. 정의의 의무는 단순히 좋은 일을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특정한 사람에게 부담되고 그 사람이 이행을 요구할 지위를 갖는 의무다.4

이 관점은 정의와 자선을 구별하는 데 강하다.

구분 정의의 의무 자선·선행의 이유
수신인 특정 권리자 또는 정당화 요구 지위를 가진 당사자 반드시 특정 권리자가 있는 것은 아님
불이행 누군가를 그르치거나 그의 몫을 부정함 선행하지 않거나 불완전 의무를 다하지 못함
응답 이행, 반환, 배상, 재심 등 청구 가능한 응답 행위자에게 상당한 선택 여지가 남을 수 있음

그러나 권리만으로 정의 전체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환경파괴처럼 권리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공적 잘못이나, 행위자의 응분이 독립적 의미를 갖는 응보적 정의는 권리만으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 타시오울러스 자신도 응보적 응분을 권리와 나란히 도입하거나, 응보적 정의를 더 느슨한 정의 용법으로 볼 가능성을 남긴다.

2.3 지위·청구·응답

가장 정합적인 종합은 평등과 권리 가운데 하나만을 정의의 본질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각 요소가 하는 일을 구별하는 것이다.

필요·권리·기여·능력·책임·응분 같은 실질 근거
              ↓
누가 누구에 대하여 어떤 지위와 청구를 가지는가
              ↓
그 지위의 구성·침해·판정에 어떤 응답이 관계에 맞는가

평등은 차등대우에 이유를 요구하게 하는 강력한 기본값이다. 권리는 특정 당사자가 이행이나 시정을 요구할 방향을 부여한다. 응분은 유책한 잘못에 대한 공적 응답의 적합성과 한계를 설명한다. 정의라는 우산의 통일성은 이 근거들을 모두 같은 내용으로 만드는 데 있지 않고, 근거를 사람들 사이의 비임의적 지위와 응답책임으로 조직하는 데 있다.

3. 전통적 이원론은 무엇을 분류했는가

3.1 아리스토텔레스: 전체에서 부분으로, 부분과 부분 사이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5권은 보편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를 먼저 구별한 뒤, 특수한 정의를 분배적 정의와 교정적 정의로 나눈다.2

  • 분배적 정의: 공동체의 명예, 재산, 부담 등을 구성원들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배분한다. 사람과 몫 사이의 기하학적 비례가 중심이다.
  • 교정적 정의: 자발적·비자발적 거래와 침해로 한쪽에 생긴 이익과 다른 쪽의 손실을 바로잡는다. 당사자 사이의 산술적 평등을 회복하는 것이 중심이다.

이 구분이 그럴듯한 까닭은 모든 재화의 움직임을 두 종류로 나누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공동체의 기본적인 두 방향을 포착한다.

  1. 공동체 전체가 구성원에게 몫과 지위를 정하는 관계
  2. 이미 일정한 지위를 가진 구성원들이 서로 거래하거나 침해하는 관계

아퀴나스의 전체 분류는 단순한 이원론이 아니다. 그는 보편적 또는 법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를 구별하고, 특수한 정의 내부에서 분배적 정의와 교환적 정의를 나눈다. 후자의 구분은 공동체와 구성원, 구성원 상호 간이라는 방향성을 계승한다.5 이 전통에서는 반환, 배상, 일부 처벌을 교환적 질서의 회복 안에서 설명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전통적 이원론은 정의 전체의 닫힌 목록이 아니라 특수한 정의의 두 관계 방향을 뜻하며, 응보가 반드시 처음부터 독립된 세 번째 종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3.2 이원론의 한계

현대 형벌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양자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공적 권위가 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는지, 무고한 자의 처벌이 왜 금지되는지, 유책성과 비례가 왜 한계를 정하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또한 절차, 세대 간 책임, 역사적 부정의, 회복적 사법은 전체-부분과 부분-부분이라는 두 좌표를 교차하거나 넘어선다.

따라서 전통적 이원론은 정의의 관계 방향을 보여 주는 기본 좌표로 읽는 것이 좋다. 이를 모든 정의 용법을 빠짐없이 담는 닫힌 목록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4. 현대적 삼원론은 무엇을 추가하는가

현대의 분배적·교정적·응보적 정의 구분은 법과 제도의 세 과업을 쉽게 비교하게 한다.

형태 중심 관계 시간 구조 중심 질문 대표 응답
분배적 정의 제도·공동체와 구성원들 주로 사전적·구성적 누가 어떤 권리·부담·편익을 가져야 하는가 배정, 제도 설계, 재분배
교정적 정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후적·복구적 한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에게 가한 잘못을 어떻게 바로잡는가 반환, 배상, 금지명령, 원상회복
응보적 정의 행위자·피해자·공적 권위 사후적·공적 응답 유책한 잘못에 어떤 비난과 형벌이 적합한가 비난, 형벌, 비례에 따른 제한

이 셋은 대칭적인 보상과 부담의 배분이 아니다. Rawls는 분배적 정의를 응보적 정의의 반대편으로 보아 사회적 몫을 도덕적 공로의 보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강조한다. 분배는 정의로운 기본구조의 설계에 속하고, 형사 정의는 주로 규칙 위반이 발생한 부분적 준수 상황에 속한다.6

교정적 정의도 분배적 정의의 단순한 하위도구가 아니다. Perry는 교정적 정의가 정당한 분배몫 자체를 보전하기보다, 특정한 사람에게 가해진 해악을 수선하는 독립적 도덕 원리라고 논증한다. 분배가 어떤 권원의 정당성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그 권원을 침해한 자가 권리자에게 부담하는 수선 의무의 당사자 구조는 별도로 남는다.7

삼원론은 좋은 제도적 지도지만 닫힌 분류는 아니다.

  • 절차적 정의는 세 영역에서 청구와 사실을 판정하는 횡단 조건이 될 수 있다.
  • 회복적 정의는 피해자의 회복, 행위자의 책임 인수, 공동체 관계의 재구성을 결합한다.
  • 하나의 산업재해는 위험의 사전 분배, 사업자의 교정책임, 형사책임, 입증절차를 동시에 제기할 수 있다.

5. 하트 제8장의 선택과 누락

5.1 하트가 실제로 한 일

하트는 완결된 정의론이나 정의 형태의 역사적 분류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제8장의 목적은 제9장의 법과 도덕 논쟁에 들어가기 전에 도덕 내부의 얽힌 문제들을 분리하는 것이다.3

그의 핵심 작업은 다음과 같다.

  1. 정의는 도덕 전체가 아니라 특수한 한 부분이다.
  2. 법 적용의 정의와 법 내용의 정의는 다르다.
  3. 정의에는 같은 사례들은 같게라는 불변 형식과, 어떤 차이가 관련되는지를 정하는 가변적 기준이 함께 있다.
  4. 정의는 분배뿐 아니라 손해에 대한 보상과 관계된다.
  5. 정의는 사회적 복지, 안전, 자비 같은 다른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

이 작업의 강점은 정의를 도덕적 옳음 전체와 동일시하지 않는 데 있다. 법이 부정의하다는 말과 법이 모든 점에서 나쁘다는 말은 같지 않다. 법이 일관되게 적용되었다는 말과 그 법의 내용이 정의롭다는 말도 같지 않다.

5.2 보상적 정의는 응보적 정의가 아니다

하트가 말하는 보상(compensation)은 피해자가 입은 침해를 수선하는 교정적 관계에 가깝다. 응보는 행위자가 유책한 잘못 때문에 어떤 공적 비난이나 형벌을 받아 마땅한지를 묻는다. 배상과 형벌은 같은 사건에서 함께 요구될 수 있지만 서로를 대체하지 않는다.

  • 피해자가 배상받았다고 형벌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행위자가 처벌받았다고 피해자의 교정청구가 이행되는 것도 아니다.
  • 형벌은 피해자의 원상회복보다 공권력의 정당성, 유책성, 비례를 추가로 요구한다.

5.3 왜 응보가 제8장의 독립 범주로 나오지 않는가

하트가 응보를 몰랐거나 형벌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는 「형벌의 원리들을 위한 서설」에서 형벌의 일반 정당화 목적과 형벌을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할 것인지의 원칙을 구별한다.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 형벌론은 서로 충돌할 수 있는 여러 원칙의 타협이라고 본다.8

따라서 제8장의 누락은 다음 두 요소가 결합한 결과로 보는 것이 가장 신중하다.

  1. 범위 선택: 제8장은 형벌론의 완결된 분류가 아니라 제9장을 위한 개념적 준비다.
  2. 이론적 경향: 하트는 정의의 통일성을 평등·비례·분배·균형 회복에서 찾았고, 응보를 독립된 적극적 정의 가치라기보다 형벌의 배분과 한계를 규율하는 원리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판단은 하트의 저술 전체를 연결한 해석적 추론이지, 제8장에서 명시적으로 선언된 의도는 아니다.

6. 타시오울러스: 권리와 비판도덕을 복원한다

타시오울러스는 제8장을 『법의 개념』에서 덜 영향력 있는 장 가운데 하나로 보면서도, 정의와 도덕의 본성을 다루기 때문에 책 전체에서 가장 깊은 철학적 문제로 들어가는 장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하트의 두 가지 다원주의를 기본적으로 옳다고 본다.

  1. 도덕기준은 여러 실천기준 가운데 한 종류다.
  2. 정의는 다시 여러 도덕적 가치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기획의 실행은 지나치게 형식적이라고 비판한다.4

6.1 정의론에 대한 비판

같은 사례의 같은 처리 + 배분 기준만으로는 정의와 자선을 구별할 수 없다. 정의의 의무는 누군가에게 부담되고, 그 사람이 이행이나 시정을 요구할 지위를 갖는다는 권리의 구조를 필요로 한다. 하트 자신도 보상 대목에서는 해로운 행위를 서로 삼갈 권리를 도입한다. 이는 그의 형식적 평등 설명이 권리 개념을 사실상 필요로 한다는 증거다.

권리를 더하더라도 모든 정의를 배분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폭행의 잘못은 가해자가 이익을 더 차지한 사건이라기보다 피해자를 그르치고 그의 권리를 침해한 사건이다. 응보 역시 단순한 이익 균형의 회복보다 유책한 잘못과 응분을 문제 삼는다.

6.2 도덕 개념론에 대한 비판

하트의 중요성, 의도적 변경으로부터의 면역성, 자발성, 도덕적 압력이라는 네 특징은 사회에서 도덕처럼 기능하는 규칙을 기술한다. 그러나 무엇이 비판도덕의 기준으로 이해 가능한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타시오울러스는 도덕기준이 적어도 인간의 이익, 선, 권리와 어떤 이해 가능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사회적 금기가 죄책감과 비난을 동반한다는 사실만으로 비판도덕과 같은 지위를 얻는 것은 아니다.

6.3 전체 체계에 미치는 영향

이 비판은 승인규칙이나 일차·이차 규칙의 결합을 직접 무너뜨리지 않는다. 대신 다음 관할을 제한한다.

  • 내부적 관점은 규칙이 사회적으로 존재하고 사용되는 방식을 설명한다.
  • 내부적 수용만으로 규칙이 실제 도덕 이유를 제공하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 법이론이 특정 정의론에 중립적일 수는 있지만, 도덕의 이해 가능성을 모든 실질적 인간 이익과 분리한 채 분석하기는 어렵다.

7. 가드너: 규칙에서 재판으로 연결점을 옮긴다

가드너의 직접적인 결론은 형식적 정의라는 독립된 정의의 종류가 없다는 것이다. 정의로운 원칙과 부정의한 원칙은 같은 일반성과 배분 형식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원칙이 정의에 관한 형식을 가진다는 사실은 그 원칙이 건전한 정의 원칙임을 보장하지 않는다.9

이 비판은 하트의 다음 연결을 끊는다.

법은 규칙체계다
→ 규칙은 여러 사례에 일반적으로 적용된다
→ 일관된 적용은 형식적 정의다
→ 모든 법체계에는 정의의 씨앗이 있다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치를 정의라고 다시 이름 붙일 필요는 없다. 부정의한 법을 빠짐없이 적용하는 행위는 부정의를 더 넓힐 수 있으며, 일반 규칙의 과도한 포괄성은 개별 사안에서 형평에 의해 교정되어야 할 수도 있다.

가드너는 법과 정의의 연결 자체를 없애지 않는다. 그는 그 연결을 규칙성에서 재판의 기능으로 이동시킨다.

  • 재판기관은 승패, 손실, 배상, 형벌, 입증책임을 당사자들에게 귀속시켜야 한다.
  • 따라서 재판기관은 적용할 규칙이 있든 없든 정의의 질문을 피할 수 없다.
  • 법체계에는 재판기관이 중심적이므로 법과 정의 사이에는 간접적이고 비독점적인 연결이 생긴다.

가드너에게 정의는 법 전체의 유일한 첫째 덕이 아니다. 정의는 우선적으로 법원과 같은 분쟁 해결기관의 첫째 덕이다. 법 전체는 정의뿐 아니라 인간성, 신중함, 자비, 신뢰성 등 다양한 덕을 필요로 한다. 이 결론은 하트의 가치 다원주의를 보존하면서 규칙 자체가 최소한의 도덕적 공로를 보장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8. 레슬리 그린: 정의의 씨앗과 분리가능성 테제를 다시 쓴다

레슬리 그린은 제3판 서론에서 하트의 정의의 씨앗 논제를 직접 검토한다. 혐오스러운 법을 모든 대상자에게 계속 적용한다고 해서 정의가 조금이라도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같은 법 아래 희생된 사람이나 다른 잠재적 피해자가 추가 희생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10

그린은 하트의 형식적 정의에서 더 약하지만 중요한 주장을 건져낸다.

규칙 적용은 법을 자동으로 정의롭게 만들지 않지만, 누가 어떤 대우를 받았고 그 차이가 정당화되는지를 개별적으로 묻게 한다.

따라서 법은 필연적으로 조금은 정의로운 것이 아니다. 법은 사람들의 권리, 부담, 지위를 개별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판정하는 제도를 가지므로 정의와 부정의의 평가에 구조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그린의 더 넓은 비판은 강한 분리가능성 테제를 겨냥한다. 법과 도덕 사이에 아무런 필연적 연결도 없다는 명제는 거짓이지만, 이것이 곧 법실증주의의 사회적 사실 테제나 법의 원천과 가치의 구별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그린은 분리가능성 테제를 사회적 사실 테제, 원천 테제, 법이론의 방법론적 중립성과 구별한다.11

법은 본성상 도덕적으로 오류 가능하고 위험하다. 법은 안정성과 조정 능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강제·복종·권위·법률주의를 통해 특유의 부정의를 조직할 수도 있다. 이것도 법과 도덕 사이의 개념적으로 중요한 연결이다. 하트의 가장 강한 유산은 법이 도덕과 무관하다는 명제가 아니라, 법적 존재와 도덕적 가치가 구별되기 때문에 법의 도덕적 위험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9. 『법의 개념』 전체 이론에 미치는 영향

세 비판의 영향은 모든 장에 동일하지 않다.

하트의 구성요소 비판 이후의 상태 이유
명령설 비판 유지 정의론의 결함은 법을 위협으로 뒷받침된 명령으로 환원할 수 없다는 논증을 건드리지 않는다.
일차규칙과 이차규칙의 결합 유지 법의 제도적 구조를 설명하는 중심 모형은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승인규칙의 사회적 존재 대체로 유지 궁극적 법식별 기준이 공무담당자의 사회적 실천에 기초한다는 주장은 정의의 내용과 별도다.
내부적 관점 기능 제한 규칙의 수용과 이유로서의 사용을 설명하지만, 그 규칙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이유인지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열린 구조와 재량 유지·강화 일반 규칙과 정의가 충돌할 수 있으므로 형평, 구별, 변경의 도덕적 중요성이 커진다.
형식적 정의와 정의의 씨앗 폐기 또는 대폭 축소 일관된 적용과 일반성만으로 어떤 도덕적 정의도 보장되지 않는다.
정의의 배분 중심 설명 실질적 보충 필요 권리, 지향적 의무, 해악, 응분을 별도 근거로 도입해야 한다.
강한 분리가능성 테제 폐기 또는 재정식화 법과 도덕의 여러 필연적 연결을 인정하면서도 법의 사회적 존재와 도덕적 가치를 구별할 수 있다.
법이론의 중립성 재해석 특정 도덕 결론에 선결적으로 헌신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법의 도덕적 관계를 연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연성·포괄적 법실증주의 유지 가능 승인규칙이 도덕기준을 법적 유효성 기준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 도덕기준이 실제로 옳다는 주장은 구별된다.

가장 큰 수정은 다음 관할 구분이다.

하트의 사회적 규칙론은 법이 어떻게 존재하고 식별되는지를 설명한다. 그것만으로 법이 누구를 어떻게 대우해야 하며, 왜 복종·배상·처벌이 정당한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은 하트 법실증주의의 패배라기보다 범위의 정밀화다. 법적 유효성과 도덕적 정당성을 구별하는 핵심은 남는다. 다만 그 구별을 법과 도덕 사이에 아무 연결도 없다는 구호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10. 재구성된 하트식 독해

비판 이후의 가장 강한 하트식 입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사회적 기초: 법의 존재와 궁극적 식별 기준은 사회적 실천에 기초한다.
  2. 비자동적 규범성: 어떤 규칙이 법이라는 사실만으로 도덕적 복종의무나 정의가 생기지는 않는다.
  3. 구조적 노출: 법은 사람들의 권리·부담·권한을 정하고 분쟁을 판정하므로 정의의 문제를 계속 발생시킨다.
  4. 실질적 심사: 실제 정의 여부는 평등만이 아니라 권리, 인간 이익, 해악, 책임, 응분 같은 실질적 이유로 판단해야 한다.
  5. 도덕적 위험: 법의 안정성과 제도성은 선한 목적뿐 아니라 체계적 부정의도 더 효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다.
  6. 다원적 평가: 법은 정의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인간성, 자비, 신중함, 안전, 공동선 등 다른 가치와의 충돌도 별도로 다루어야 한다.

이렇게 읽으면 제8장의 기능도 더 정확해진다. 제8장은 완성된 정의론이 아니라, 제9장에서 법과 도덕의 여러 관계를 구별하기 위해 필요한 도덕적 지형도를 그린다. 후대 비판은 그 지도를 폐기하지 않고, 권리와 인간 이익이라는 지형을 추가하고 형식적 정의라고 잘못 표시된 경계를 수정한다.

11. 비판적 읽기 질문

  1. 모든 정의의 의무에는 특정한 권리자가 있어야 하는가? 응보적 정의와 환경적 부정의는 이 기준에 어떻게 들어오는가?
  2. 일관성은 정의가 아니라면 어떤 독립적 법적·도덕적 가치인가?
  3. 부정의한 법의 선택적 미적용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의한가, 아니면 오히려 정의의 요구인가?
  4. 법과 정의의 특별한 연결은 규칙의 일반성, 재판의 기능, 공권력의 강제 가운데 어디에서 가장 잘 설명되는가?
  5. 하트의 내부적 관점은 법규칙의 사회적 존재만 설명하는가, 아니면 법적 이유의 규범성도 설명하는가?
  6. 분리가능성 테제를 버려도 법적 유효성과 도덕적 가치의 구별은 유지되는가?
  7. 정의를 권리와 응분으로 실질화하면 하트가 피하려 한 논쟁적 도덕철학에 법이론이 너무 깊이 들어가게 되는가?

주요 문헌

  1. The Concept of Law, 3rd ed., 제8장 주석은 정의의 전통적 형태들과 그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고, 분배적·교정적 정의에 관한 Coleman, Perry, Finnis, Gardner의 논의를 제시한다. 

  2. Aristotle, Nicomachean Ethics, Book V, 특히 chs. 1-4.  2

  3. Hart, The Concept of Law, 3rd ed., 157-167. 제8장 번역문의 정의의 원칙들 참조.  2

  4. John Tasioulas, “Hart on Justice and Morality,” 특히 정의와 권리, 정의와 자선, 교정 및 응보에 관한 논의.  2

  5.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 II-II, q. 61, aa. 1-4. 

  6. John Rawls, A Theory of Justice, rev. ed., §48. Rawls는 분배적 몫을 응보적 처벌의 반대편 보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거부한다. 

  7. Stephen R. Perr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Corrective and Distributive Justice,” 237-263. 

  8. Hart, “Prolegomenon to the Principles of Punishment,” 특히 일반 정당화 목적과 형벌 배분의 구별. 

  9. John Gardner, “The Virtue of Justice and the Character of Law,” 특히 형식적 정의 비판, 형평, 재판기관과 정의의 관계에 관한 부분. 

  10. Leslie Green, The Concept of Law, 3rd ed., Introduction, §4(ii). 홈페이지의 2012년 제3판 서론 번역 참조. 

  11. Leslie Green, “Positivism and the Inseparability of Law and Morals,” 83 NYU Law Review 1035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