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 현장강의록 - 논증구조 작성법
이 강의록은 과제-07 개인별 논증구조 작성, 상호 코멘트, 2026년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제출하는 개선본을 실제로 수행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현장 강의 내용이다. 공식 과제 양식을 채우기 전에, 아래 흐름을 먼저 읽고 논증구조문이 기말 에세이 전체의 설계도라는 점을 확인하라.
- 과제-07 작성 안내: 개인별 논증 구조 작성하기
- 상호 코멘트 안내: 과제-07에 대한 코멘트
- 개선본 안내: (개선) 과제-07 개인별 논증 구조 작성안 개선
강의록
네, 오늘은 9주차 17차시입니다. 이제부터는 기말 에세이로 쭉 나아가면 됩니다. 오늘부터 다음 주 어린이날까지 여러분은 기말 에세이의 기본 설계도에 해당하는 개인별 논증구조문을 작성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앞서 다른 논문을 읽고 요약문을 썼을 때, 그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연습을 했죠. 이번에는 그 작업을 거꾸로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먼저 자신의 논증구조를 써 놓고, 그 구조를 기준으로 실제 기말 에세이를 써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논증구조문은 단순한 예비 과제가 아니라, 기말 에세이 전체의 뼈대입니다.
이번 과제는 세 개가 한 세트입니다. 첫째, 논증구조 초안을 작성합니다. 둘째, 다음 시간에 상호 코멘트를 합니다. 셋째, 그 코멘트를 반영해서 어린이날까지 개선안을 제출합니다. 이 세 과제가 하나의 세트입니다. 이 작업을 잘 해두어야 기말 에세이까지 훨씬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오늘(화요일 기준) 바로 제출하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마감은 내일(수요일) 밤 11시까지입니다. 오늘 수업 시간에는 구조를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시면 됩니다. 원래는 AI 사용을 완전히 제한할까도 생각했지만, 논증구조를 만들려면 어차피 여러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비교해야 합니다. 그러니 도구를 활용해서 아이디어를 점검하거나 대화를 해보는 것은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최종 문장과 논증구조는 여러분 자신의 머리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AI가 대신 써준 구조를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됩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고민해서 논증의 형태를 만들고, 자기 문장으로 써야 합니다.
상호 코멘트는 목요일 수업 시간에 시작하고, 금요일까지 제출하면 됩니다. 저는 5월 2일 토요일에 여러분이 받은 상호 코멘트를 정리해서 올려놓을 예정입니다. 그러면 그 코멘트를 참고해서 어린이날까지 개선안을 제출하면 됩니다.
어린이날까지의 개선안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때까지는 기말 에세이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어느 정도 나와야 합니다. 만약 지금 구조가 정말 안 되겠다고 판단되면, 이때가 마지막으로 크게 고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여기서 어느 정도 그림이 나와야 그다음 기말 에세이까지 무리 없이 갈 수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이 개선안을 가지고 한 달 동안 제가 여러분 한 명씩 코멘트를 해드릴 겁니다. 개인별로 따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진행합니다. 하루에 보통 세 명씩 코멘트할 예정입니다. 한 시간에 세 명을 보는 것도 사실 빠듯합니다. 하다 보면 두 명밖에 못 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체로 하루 세 명씩, 일주일에 여섯 명 정도를 목표로 진행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차례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코멘트 받는 것을 보면서 자기 과제에도 반영해야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나와 비슷하게 쓰는지, 다른 방식으로 쓸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계속 보아야 합니다. 제가 여러분 한 명 한 명을 따로 충분히 봐줄 수는 없기 때문에, 서로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자기 글의 위치와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거친 뒤 6월 초에 초고를 제출합니다. 그 초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상호 코멘트를 하고, 그 코멘트를 반영해서 최종 기말 에세이를 제출하면 한 학기가 마무리됩니다. 이제 남은 과제 구조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에는 논증구조 초안, 상호 코멘트, 개선안. 그다음에는 개인별 코멘트를 거쳐 초고 작성, 초고 상호 코멘트, 최종본 제출입니다.
이제 논증구조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결론입니다. 수학에서 정리, 즉 theorem을 증명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최종적으로 증명하고 싶은 명제가 있고, 그 명제가 참이 되도록 전제들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저는 학기 초부터 이 비유를 몇 번 했습니다. 최종 주장이 있고, 그 주장이 참이 되도록 lemma에 해당하는 전제들이 놓이는 구조입니다.
여러분의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종 결론이 있어야 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큰 전제들이 두 개 이상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전제들이 참이면 결론도 참이 되도록 전체 구조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것을 억지로 만들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학생들은 논증구조를 만들라고 하면 너무 당연한 전제 하나를 넣어 놓고, 형식만 맞추려고 합니다. 그러면 글이 이상해집니다. 전제도 논쟁적이어야 하고, 결론도 논쟁적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낙태는 그르다”라는 결론을 주장한다고 해봅시다. 이 결론은 충분히 논쟁적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찬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증할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결론을 뒷받침하는 전제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항상 그른가. 둘째, 태아는 무고한 사람인가.
이 두 전제가 참이라면 “낙태는 그르다”라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각 전제 자체도 논쟁적입니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언제나 그른가”에 대해서도 예외를 주장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고, “태아가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전제를 각각 논증해야 합니다.
이런 식의 구조를 갖추라는 것입니다. 최종 결론은 명료해야 합니다. 참과 거짓을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는 선언적 문장이어야 합니다. “나는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가 아니라,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론을 위한 전제들이 있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연역적인 구조를 띠는 것이 좋습니다. 전제 1과 전제 2가 참이면 결론이 참이 되는 식의 큰 그림을 잡아야 합니다.
다만 개별 전제를 옹호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통계자료를 인용할 수도 있고, 신뢰할 만한 연구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유추를 사용할 수도 있고, 적절한 사고실험이나 사례 분석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개별 전제를 뒷받침하는 과정에서는 귀납적 방법이나 해석적 논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구조는 “이 전제들이 참이면 이 결론이 나온다”는 방식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어떤 학자가 이렇게 말했다”는 것만으로는 논증이 되지 않습니다. 권위 있는 학자의 말을 인용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말했다는 사실 자체가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그 논거를 자기 말로 이해하고, 자기 논증 안에서 다시 제시해야 합니다. 학자 이름은 필요하다면 괄호 안에 들어가거나, 뒤에서 참고문헌으로 뒷받침하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핵심은 여러분이 스스로 논증하듯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론과 재반박도 중요합니다. 제가 여러 번 말했듯이, 반론은 단순히 “반대 입장도 있다”는 식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반론은 내 논증의 추론적 약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 전제 중 하나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전제에서 결론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내가 고려하지 않은 예외가 있다는 식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재반박은 그 약점이 실제로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상대방의 반론을 약하게 만들어 놓고 쉽게 이기는 방식은 좋지 않습니다. 허수아비 반론을 만들지 마세요. 여러분이 이미 대립하는 문헌들을 찾아 읽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학자들이 어떻게 서로 논쟁하는지 보고, 그 구조를 자기 글 안에 반영해야 합니다.
어떤 학자는 이렇게 주장하고, 다른 학자는 그 논증의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비판합니다. 그때 나는 왜 여전히 이쪽 입장을 지지하는지, 또는 상대방의 비판을 어떻게 약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반론과 재반박이 글 안에서 의미 있게 작동합니다.
샘플을 보면 처음 부분이 여러분이 전에 썼던 논문 요약문과 비슷할 겁니다. 왜냐하면 좋은 논문을 요약하면 결국 이런 구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그 구조를 먼저 만들고, 그 구조를 바탕으로 자기 글을 쓰는 것입니다.
먼저 나는 어떤 토픽을 다룰 것인지 밝힙니다. 조별로 어느 정도 큰 토픽은 정했을 겁니다. 그다음 그 토픽 안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도전할 세부 쟁점을 정합니다. 같은 조 안에서도 세부 쟁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다음 내가 다루려는 딜레마를 제시합니다. 좋은 글은 대개 두 가치나 두 원칙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자유와 규제, 평등과 효율,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책임 같은 식입니다. 나는 그 딜레마에서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지, 또는 어떤 조건에서 한쪽이 우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다음 본격적인 논증구조가 나옵니다. 여기서 첫 번째로 제시되는 논제가 사실상 최종 결론입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식입니다. 이 결론은 나중에 전제들로부터 다시 도출되는 결론과 같은 명제여야 합니다. 표현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의미는 같아야 합니다. “강력한 규제 없이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상 같은 주장입니다.
그다음 전제들을 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외부효과가 심각하고 시장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외부효과가 심각하고 시장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조건을 하나 세우고, 지금 다루는 문제가 그 조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인 다음, 결론으로 나아가는 구조가 자주 사용됩니다. 물론 실제 글에서는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큰 전제 두 개가 있고, 그중 하나를 다시 세부 전제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 구조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샘플은 어디까지나 예시입니다. GPT로 만든 샘플이기 때문에 그대로 믿거나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과옥조처럼 여기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샘플의 내용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최종 결론이 무엇인지, 그 결론을 위해 어떤 전제들이 필요한지, 각 전제는 어떻게 옹호되는지, 어떤 반론이 가능하고 그 반론에 어떻게 답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작성할 때도 이 점을 기억하세요. 내가 다루는 토픽은 무엇인가. 그 안에서 내가 다루는 쟁점은 무엇인가. 그 쟁점 안에는 어떤 딜레마가 있는가. 나는 최종적으로 어떤 명제를 주장하는가. 그 명제를 뒷받침하는 전제들은 무엇인가. 각 전제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내 논증에 대한 가장 강한 반론은 무엇인가. 나는 그 반론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으면 논증구조문이 됩니다.
여러분이 제출한 조별 요약문은 반별 게시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조별 요약문 중에는 문헌 1, 문헌 2에 대한 설명을 잘 쓴 경우도 있었지만, 그냥 제목만 달아놓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요청했던 것은 단순히 문헌 제목이 아니라, 그 문헌이 여러분 논증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였습니다. 배경 설명인지, 핵심 근거인지, 반대 입장인지, 반론을 구성하기 위한 자료인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다른 조원이 올린 자료에 대해서도 질문이 있으면 서로 물어보세요. 자기가 올린 자료에 대해 다른 사람이 질문하면 답변해 주세요. 앞으로 코멘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코멘트를 해줄 때 “이 코멘트가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이 부분의 전제가 약하다고 본 거야”, “여기서는 반론이 더 강하게 제시되어야 할 것 같아”처럼 서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앞으로는 조별로 앉는 것도 좋겠습니다. 강하게 강제하지는 않겠지만, 1조, 2조, 3조, 4조 이런 식으로 앉으면 서로 자료를 확인하고 질문하기가 더 좋을 겁니다.
오늘 수업 시간에는 제출하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자료를 찾아보고, 구조를 써보고, 필요한 경우 질문하세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서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기말 에세이 전체의 논증 설계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