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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입법조사처 | 2023. 8. 17. | 제2130호 |
자립준비청년의 자살: 자립지원제도가 갖춘 것, 갖추어야 할 것
허민숙
2022년 두 명의 자립준비청년의 자살에 이어 2023년 또다시 청년들이 스스로 고단했던 생애를 마감하였다. 애도와 비통함만으로는 앞으로의 자살을 예방할 수 없다는 점, 마음·정신건강은 다른 지원제도에 앞서서 마련되어야 하는 선행 지원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정신건강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법령의 자립지원 항목 중 건강지원을 추가하고,
마음건강지원사업의 확대, 사망자 현황 파악, 죽음의 사회적 원인 규명이 이루어져야 함을 제안하고자 한다.
1. 들어가며
지난 6월과 7월, 자립준비청년들이 또다시 극단적 선택으로 고단했던 생을 마감하였다.1 2022년 살아온 삶이 너무 가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19세, 18세 청년의 죽음을 애도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서다.2
그러나 이들 숫자가 다가 아닐 수 있다. 양육시설 및 위탁가정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홀로서기한 자립준비청년들이 얼마나 사망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몇몇 조사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상당한 심리적·정서적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또래 청년들에 비해 자살생각 경험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글에서는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정서 어려움 등에 대한 조사 결과 및 지원 제도를 살펴보고, 보완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발행처 국회입법조사처
발행인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저자 허민숙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
02-6788-3538 | minsheo@assembly.go.kr
2. 자립준비청년 현황 및 지원제도 개관
(1) 관련 법률
양육시설 등을 퇴소하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관한 사항은 「아동복지법」 제38조에 규정되어 있다.3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립에 필요한 주거·생활·교육·취업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지원에 대해서는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자립준비청년은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의 우선 지원 대상자로 10회기의 무료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4 또한 「자립지원 업무매뉴얼」에서 건강을 맞춤형 사례관리가 필요한 10가지 영역의 판단기준에 포함하고 있고, 사후관리 계획서에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립지원통합서비스 대상자에 우선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5
(2) 보호종료 현황
2022년도에 보호종료된 청소년은 모두 1,740명이다. 보호종료 이후에는 정부가 마련한 자립지원제도에 따라 1,500만 원의 자립정착금과 5년의 기간 동안 월 40만 원의 자립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 자립지원전담기관이 모두 설치되어 보호종료 후 5년의 기간 동안 사후관리 등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표 1] 보호종료 현황
단위: 명
| 연도 | 합계 | 아동양육시설 | 공동생활가정 | 가정위탁 |
|---|---|---|---|---|
| 2019 | 2,587 | 992 | 172 | 1,423 |
| 2020 | 2,368 | 827 | 168 | 1,373 |
| 2021 | 2,102 | 726 | 157 | 1,219 |
| 2022 | 1,740 | 717 | 124 | 899 |
※ 자료: 보건복지부 제출자료(2023.8.2.)
2023년 7월 기준 자립지원전담인력은 총 161명이 배치되어 총 11,403명의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고 있다. 1인당 71명의 청년을 담당하는 셈이다. 한편 2021년 사후관리 대상자 중 연락이 되지 않는 비율은 20.2%로 총 2,299명에 이르고 있다.
[표 2] 사후관리 대상자 중 연락두절 비율
단위: 명, %
| 구분 | 사후관리 대상자 수 | 연락두절 수(비율) |
|---|---|---|
| 합계 | 11,397(100) | 2,299(20.2) |
| 아동양육시설 | 4,436 | 334(7.5) |
| 공동생활가정 | 494 | 57(11.5) |
| 가정위탁 | 6,467 | 1,908(29.5) |
※ 자료: 아동권리보장원, 『2021 아동 자립지원통계 현황보고』, 2022, p.192.
3. 자립준비청년과 정신건강
(1) 부정적 유년기 경험과 정신건강
보호종료청소년은 자살, 폭력피해로 인한 사망, 사고와 같은 비자연적인 죽음을 경험하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이는 이들의 불우한 유년시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는데, 바로 학대와 방임, 가정폭력 목격, 부모사망, 가족의 수감 등과 같은 부정적 유년기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7
부정적 유년기 경험은 과거의 우울하고 어두웠던 상흔의 기억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쳐 신체적 건강을 악화시킴은 물론, 분노조절 및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초래하고, 집중력 저하, 관계 형성의 어려움, 결국 낮은 사회적 성취의 결과로 이어진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심리·정신건강 지원은 다른 지원 제도에 앞서서 마련되어야 하는 선행 지원이어야 한다. 심리·정서가 취약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다른 지원 제도가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모든 자립 지원 제도 중 심리·정서 지원 제도는 가장 미약하고 열악한 수준이다.
(2) 자립준비청년의 자살생각 경험
17~18세의 보호종료예정아동과 18세 이상의 보호종료아동에게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에 대해 물었을 때, 보호종료예정아동의 42.8%, 보호종료아동의 50%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
또한 두 집단 모두에서 여성의 자살생각 비율이 현저히 높은 점이 관찰된다. 여성보호종료예정아동의 52.2%가 자살생각 경험이 있다고 답변하여 남성보호종료예정아동의 33.3%보다 18.9%p 높고, 여성보호종료아동의 55.9%가 자살생각 경험이 있다고 답변하여 43.4%의 남성보호종료아동에 비해 12.5%p가 높다.
보호종료 연차에 따른 차이도 확인된다. 보호종료 1년차에는 43.5%의 보호종료아동이 자살생각을 하였다고 답변한 것에 비해, 3년차에는 56.4%가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답변하여 보호종료 이후의 고단함을 방증하고 있다.
[표 3] 보호종료예정 및 보호종료아동의 자살생각 경험
단위: %
| 구분 | 생각해 본 적이 없다 | 생각해 본 적이 있다 |
|---|---|---|
| 보호종료예정아동 | 57.2 | 42.8 |
| └ 남 | 66.7 | 33.3 |
| └ 여 | 47.8 | 52.2 |
| 보호종료아동 | 50.0 | 50.0 |
| └ 남 | 56.6 | 43.4 |
| └ 여 | 44.1 | 55.9 |
| 보호종료 1년차 | 56.5 | 43.5 |
| 보호종료 2년차 | 49.8 | 50.2 |
| 보호종료 3년차 | 43.6 | 56.4 |
| 보호종료 4년차 | 47.9 | 52.1 |
| 보호종료 5년차 | 51.1 | 48.9 |
※ 자료: 보건복지부, 『2020년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2020.
한편 일반 청년(19~24세)에게 유사한 질문을 해보았을 때 극명한 차이가 확인된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경험에 대한 답변에서 그렇다는 답변은 2.4%,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97.6%에 이르고 있다.8
(3) 보호종료를 앞둔 심정과 죽고 싶은 이유
보호종료예정아동에게 보호종료를 앞둔 심정에 대해 물었을 때 매우 걱정된다(21.4%), 조금 걱정된다(54.8%)로 보호종료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비율이 76.2%로 조금 기대된다(17.9%), 매우 기대된다(5.9%)의 답변을 압도하고 있다.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에 관한 조사에서는 취업, 진학에 대한 걱정(39.1%), 생활비, 학비, 돈 관리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32.4%)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9
또한 보호종료아동에게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경제적인 문제가 3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10
한편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필요한 도움에 대해 질문했을 때 도움이 필요 없다(22.2%)를 제외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멘토(15.8%), 상담할 수 있는 선생님 또는 전문가 필요(10.1%), 심리상담 제공 또는 심리상담 비용 지원(10.0%),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한 정보(3.5%) 등 사람을 통해 도움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40%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1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립지원전담기관 방문조사12에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욕구 중 하나가 지원인력과의 충분한 대화라는 점이 확인된다. 외로움과 고립의 느낌, 좌절과 두려움이 일상을 지배하기 이전에 이들이 현재의 고민을 충분히 토로하고 방법을 찾을 기회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4. 해외 사례
(1) 영국의 아동 및 사회복지법(Children and Social Work Act 2017)
영국은 지방정부와 유관기관을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청소년의 공동육아담당자(corporate parenting)로 지정하고 있다. 법률 Section 1(a)는 지방정부 등이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행복(physical and mental health and well-being)을 위해 행동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13 Section 2(2)(a)는 보호종료청소년 지원 서비스에 건강과 행복이 포함됨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14
영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보호대상아동에게는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프로그램(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보호종료청소년에게는 성인 정신건강 프로그램(Adult Mental Health)을 제공한다.
(2) 영국의 상담 서비스
우리나라의 자립지원전담인력과 같이 보호종료청소년을 돌보는 인력을 영국에서는 개인상담사(personal adviser)라 칭하고 있는데, 1인당 담당 청소년이 20명이다. 우리나라의 71명에 비해 보다 촘촘한 돌봄 및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Dorset Council은 2021년 영국 지방정부 최초로 보호종료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24시간 정서심리 상담서비스를 도입하였다. 보호종료청소년에게 제공하는 Ask Jan이라는 프로그램은 영국상담심리치료협회(BACP) 인증 전문상담사와의 전화상담을 24시간 제공하고, 보호종료청소년의 요청이 있다면 5일 이내에 전문상담사와의 1:1 면담을 연계한다. 당장 상담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긴 대기시간을 견디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Dorset Council은 보호종료청소년과 같이 가정위탁 등 돌봄 이력이 있는 자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Rees Foundation과 협력하고 있다.15
(3) 스코틀랜드의 보호종료청소년 사망 리뷰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망 당시 보호종료청소년으로서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받고 있던 26세 이하 청소년의 사망을 조사한다. 위험 요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더 이상의 사망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스코틀랜드 정부에 따르면 2014~2021년의 기간 동안 53명의 청년이 사후관리 중에 사망하였다.16
5. 개선과제
마음·정신 건강 상태는 당장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당 지급 등과 같은 물질적 지원 제도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학업·취업·훈련과 같은 사회참여를 통한 자립을 이룰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마음과 회복 탄력성이 중요하다.
이에 「아동복지법」상 자립 지원 주요 항목으로 신체적·정서적 건강과 안녕을 명시하여 국가와 지방정부에게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시행 중인 제도에 대한 자립준비청년의 이용권을 보장하는 것도 시급하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안내』에서 자립준비청년이 1순위 이용자 선정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17 그러나 실상에서는 예산소진을 이유로 신청조차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침상 우선순위 지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용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우선적 서비스 수혜 절차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10회기에 그치고 있는 지원 상한도 그 횟수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립지원전담인력의 1인당 담당 인원 수도 감소시켜 대면 접촉 기회를 늘릴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영국 사례와 같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24시간 전용 상담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또한 자립준비청년 사망자 현황을 관리하고, 유사한 죽음을 예방하기 위한 죽음의 사회적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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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의 내용은 국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의 조사분석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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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005-74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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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토리』, 「어느 청년의 쓸쓸한 죽음」, 2023.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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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 청년 또 극단선택 “사회적 보살핌 절실”」, 경향신문, 2022.8.24., https://m.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208241716001#c2b (검색일: 2023.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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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 제38조(자립지원)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대상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 이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조치를 시행하여야 한다(개정 2021.12.21.). 1. 자립에 필요한 주거·생활·교육·취업 등의 지원 2. 자립에 필요한 자립정착금 및 자립수당 지급 3. 자립에 필요한 자산의 형성 및 관리 지원(이하 “자산형성지원”이라 한다) 4. 자립에 관한 실태조사 및 연구 5. 사후관리체계 구축 및 운영 6. 그 밖에 자립지원에 필요하다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② 제1항에 따른 자립지원의 절차와 방법, 지원이 필요한 아동의 범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
보건복지부, 『2023년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안내』, 2023, p.51. ↩
-
보건복지부·아동권리보장원, 『2023년 자립지원업무매뉴얼』, 2023. ↩
-
Nuffield Foundation, “The lifelong health and well-being of care leavers,” 2021. ↩
-
Kerr, Mark, A Brief Evidence Summary of the Mental Health Needs of Children Looked After & Care Leavers, 2020, p.9. ↩
-
국무조정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2년 청년 삶 실태 조사』, 2022, p.197. ↩
-
보건복지부, 『2020년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2020, p.134. ↩
-
같은 책, p.156. ↩
-
같은 책, p.162. ↩
-
허민숙, 『지속가능한 자립: 자립지원전담기관 운영실태와 개선과제』, 국회입법조사처 현장실태조사, 2023. ↩
-
Government of UK, Children and Social Work Act 2017, Section 1(a): “A local authority in England must, in carrying out functions in relation to the children and young people mentioned in subsection (2), have regard to the need (a) to act in the best interests, and promote the physical and mental health and well-being, of those children and young people.” ↩
-
Government of UK, Children and Social Work Act 2017, Section 2(2)(a): “For the purposes of subsection (1), services which may assist care leavers in, or in preparing for, adulthood and independent living include services relating to (a) health and well-being.” ↩
-
Dorset Council, Dorset Council’s Care Leaver Strategy, 2021-2023, 2021, p.11. ↩
-
Scottish Government, “Notifications from the Care Inspectorate regarding looked after children deaths: FOI release,” https://www.gov.scot/publications/foi-202100236654/ (검색일: 2023.8.8.). ↩
-
보건복지부, 『2023년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안내』, 2023, p.53. ↩